입시 좀더 잘 알기: 누백쉬프트 현상
입결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인구의 99% 이상이 입결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동시에 입결이 사람들이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입시분석이 나름 의의를 가진다고 자부합니다.
독자의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예상 못해서 우선 간략한 설명 들어갑니다. 오르비에서 흔히 언급되는 누백은 보통 상위누적백분율의 약자로 쓰입니다. 입결은 입시결과의 준말로, 보통 커트라인 누백(=꼬리입결누백)을 지칭하지만 다양한 의미로 쓰입니다. 예컨대 합격자 평균입결은 어떤 모집단위 합격자들의 점수를 평균 낸 거에 해당하는 누백을 뜻하죠. 또다른 예로, 15학년도에 2명 모집한 설치에 들어간 두 사람이 각각 서울대식 524점, 525점이었다는 가정 하에 설치 등록자 평균 입결은 524.5입니다. 오르비에서 입결누백은 보통 각 모집단위의 반영방식상 누백을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계열 경희대 한의대 입결이 수B기준 2%라는 건 경한 문 닫은 사람의 표준점수합이나 원점수합 따위가 수B기준 2%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경희대식 누백이 수B기준 2%인 거죠. 이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앞으로의 전개에서도 중요하고요.
평가원에서 서열화를 막아보겠답시고 수능 누백을 꽁꽁 숨기고 있죠. 수능 누백을 도출해내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입시기관, 입시전문가들이 수능성적 표본을 모은다.
2) 모은 표본으로, 주요 모집단위(오르비에선 중상위권 이상)식 환산점수에 대응하는 전국석차를 추정한다. 예를 들어 15학년도에는 한림대식 988.34가 이과 800등 언저리라는 식으로(비유니까 정확한 등수는 아님). 필요에 따라 원점수 등수, 표준점수합 등수 등등을 내기도 한다. 2에서부터 추정의 영역이므로 사실상 누백에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는지는 일반인이 알 길이 없다.
3) 그 등수*100/수학B형 응시자=수B기준 누백
수학B형응시자가 과탐 응시자의 2/3쯤 됨. 따라서 상위권에서 수B기준 누백*1.5=과탐기준 누백이라 할 수 있음. 이과 800등은 수B기준 0.5~0.6%쯤 된다.
4) 정시합불 표본을 모은다.
5)드러난 최저합격점, 최고탈락점(그에 해당하는 예비번호를 알 수 있으면 그것도)을 이용해서 커트라인을 추정해서 만든 게 아래 두 링크에 나오는 커트라인 추정표다. 합격자, 등록자 표본들을 모아서 평균 입결을 낼 수도 있다.
검색창에 배치표라고 치면 나오는 배치표는 보통 단순표점합 기준으로 나오는데, 각 모집단위의 반영방식과 정시 동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누백쉬프트현상입니다. 각 모집단위에 그 모집단위의 반영방식에 유리한 사람들이 지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모집단위들의 입결이 전반적으로 과대평과됩니다. 이게 제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잘되는데 글로 딱 정의 내리는 게 어려워서 예시를 통해 풀어나갈게요.
먼저 와닿기 쉽게 극단적인 예인 15 단국대를 들게요. 15학년도에 단국대가(의치대 한정일수도) 과탐 한 과목을 아예 반영 안 했죠. 단의보단 삼룡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15 꼬리입결표를 보면 수도권의대≥단의>삼룡의였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단의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삼룡의 중 어느 곳 반영방식상으로도 수B기준 0.8~1.0%가 안 됐지만, 단국대식으로 0.5% 이내였으니까요.(당시 과탐 한 과목만 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또 16학년도에 인제의가 대부분의 수도권의대보다 꼬리입결이 높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수도권의대는 안될 성적이지만 단순표점합이 525점 이상인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죠(과탐별 표점 차이가 컸기 때문). 물론 부산 근방 살아서 인제대의대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위 두 모집단위보다는 효과가 작지만, 사실상 모든 모집단위들이 누백쉬프트현상 덕을 크고작게 봅니다.
물론 다양한 요인들에 좌우되지만, 어느 모집단위의 누백쉬프트현상은 반영방식이 왜곡되어 있을수록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16학년도의 경우 과탐에 따라 백분위가 같아도 표준점수가 천차만별이었는데, 백분위가 표준점수보다 정확한 잣대라는 가정 하에(과탐 선택과목별 표본수준이 천차만별이라 백분위 반영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과탐 표점을 반영하는 게 백분위를 반영하는 것보다 왜곡된 방식이므로 표점 반영 모집단위가 백분위 반영 모집단위보다 입결에 유리했다고 볼 수 있죠. 또 16 관동의처럼 국어를 반영 안 하면 과탐 하나 반영 안 하는 것보다도 큰 효과를 부르죠. 누백쉬프트현상 때문에 생기는 여러 현상들을 나열해 봅시다. 참고로 전부 다 이과 얘깁니다.
한양대에는 투과목 응시자들이 몰리고, 성균관대에는 (제가 알기로) 수탐을 잘친 사람들이 몰리고, 서강대에는 과탐 말고 다른 것들을 전반적으로 잘친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죠. 반면 연고대는 서로 반영방식이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각 모집단위별 반영방식상의 누백 입결표에서 나타나는 연고대와 서성한의 인풋 차이는 실질적인 인풋 차이보다 작습니다.
지방대 의대끼리, 지방대 치대끼리, 지방대 한의대끼리는 서로 선호도가 대등하죠. 그러니 지원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에 턱턱 붙는 성적이 아니면 반영방식이 자기한테 유리한 모집단위에 정시원서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연고대는 과별 반영방식이 천편일률적이죠. 그래서 지방치대, 지방한의대와 연고대 라인업 입결을 비교할 때 누백쉬프트현상 때문에 지방치대, 지방한의대가 유리한 점을 고려해 주는 게 더 정확해요.
순천향대 의대, 가천대 의대는 누백쉬프트현상 덕을 거의 못 본다고 생각합니다. 최상위권에서 전과목 백분위 반영식으로 제일 유리한 수험생이 많지 않거든요.
누백쉬프트현상의 수혜 정도를 비교하면
아예 한 과목 이상 반영 안 하는 모집단위>>지사의+지거의> 지방치대, 지방한의대>삼룡의, 서성한>수도권의대> sky 비의치>경한, 설연치, 설의, 고사국 등등 비슷한 특성을 띠면서 대등한 모집단위가 없는 모집단위>전과목 백분위 반영 모집단위
정도이지 싶습니다.
중요하지만 누락된 거나 이상한 게 있으면 지적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무래도 언어 과목이니까
-
이번년도에 메가 수학 강영찬T 커리 쭉 밀려고 하는데 강영찬T 인강이나 현강...
-
수능 높 3 77점인데 싸발점으로 다시 조질까요 아님 김범준 스블부터 시작할까요?...
-
성대 조발 10
서류 제출이 월욜 6시까진데 그 전에 조발이 어케 뜸...? 현역이라 아는 게 없네 진심
-
티원에서 평생 종신합시다
-
딱 저랑 제 밑에 두명정도까지 650점 근처고 그 밑으로는 640점부터 시작에 꼴지...
-
공부 인증 올리는 것 보니까 되게 대견하고 보기 좋네 ㄹㅇ
-
없나여
-
. 11
-
드디어 밤에 지쳐서 잘 수 잇겟구만
-
서울대 1
서울대는 어짜피 추합 한두명이어서 점공계산기 돌렸을때 예비 7번나오면 끝난거 아님?...
-
왜 리쉬안하냐니까 이게 씨발 찡찡댄거냐? 진짜 이대남 롤충 존나역겹네 이래서 헌남새끼들은
-
뭘 귀찮게 자꾸 단과를 들으라는 거지 그냥 독1재를 다닐까…
-
후.. 약간집중력떨어졌을땐 좀쉬었다가해야하는게맞는듯.. 흐리멍텅한 상태로 하니까...
-
수1 수2 확통 기본 개념 끝내고 실전 개념 가기전에 유형 문제집 같은거 풀어야...
-
도움이되긴함요? 이번에 동생 학원 새로 끊엇다는데 진짜모름
-
대중의 이미지는 사실 야갤, 싱벙갤, 실베 등등… 이런 이미지인데 찾아보면 경제...
-
성글경 최종컷 1
대충 어느정도였는지 아는 분 계십니까... .........
-
머리카락아 가늘어 지지마
-
아프니까 서럽구나 21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메이플 일퀘도 못함..
-
성대 합격자 조발 월요일 오전이면 좋겠다 ㅈㅂ 다시 일하러 올라오기 전에 성대라도...
-
심심해.... 12
으아으아으아
-
기출분석 8
인터넷 찾아보니까 겨울방학에 과목별로 기출분석 (5회독 정도) 하라는데 인강 풀커리...
-
살짝 양아치상같이 생겼는데 되게 이쁘긴 했음 처음에 내가 몇번 쳐다보니까 그 이후로...
-
2024수능은 언매가 어려웠고 투입해야하는 노력까지 생각하면 확실히 손해본 느낌인데...
-
고2 모의고사 기준 4등급 나오고, 최저 때문에 수능 2등급을 최종 목표로 하는...
-
뉴분감 학기 2
뉴분감 겨울방학 이후에 하면 많이 늦나요?
-
재수생입니다.국어 공부를 아예 안했어서 국어 공부 시작한지 얼마 안됬습니다. 문학...
-
보니까 쓰지말라는데 노크?인가 그거 대신 쓰는건가 이제 오르비도 졸업해야지
-
자유전공 1
국민대 자전 신설과인데(300명) 엠티 오티 등 어케 될까요? 참여 못하는 건가요?...
-
오르비는 좋은 사람들 많아서 계속하고 싶고 모르겠다
-
과탐 생지 2
예비고3 생지러 입니다 고2때 내신은 일반고 기준 1학기 둘다 33 2학기 44...
-
요즘 칵테일 만드는게 16
취미에요
-
한국 일본 영국 미국 저런식으로 350곡 배치되어있음
-
수능 국어 5 맞고 이번에 재수하게 됐는데 피램으로 공부해도 될까요..? 인강은...
-
오늘의 경제공부 완료 18
경제수특 1-1(희소성과 합리적 선택) 어려운 개념없어서 수월했던듯 수특은 일단...
-
막상 풀어보면 쉬운데, 풀기 전에 훑어볼 때 겁나 무섭게 생김
-
현실적인 재수 후기 14
2024 1월 2024수능 성적의 충격으로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계속 생각하고...
-
점공계산기 3
지거국은 많이 후하다고 하는데 이거 가능성 있어보이나요? 1월2일 기준으로 5칸...
-
제발 … 잠좀자고싶어서 올립니다…ㅜㅜ 중경외시이 라인인데 진학사는 5칸 불안한...
-
학교 다닐 때도 했었어서 수1 수2 시발점으로 한 번 빨리 돌렸어요 그리고 시발점...
-
ㅇㄱㅈㅉㅇㅇ?
-
히라가나 가타카나 읽을 줄만 아는데 어떻게 시작해야되지 애니 제이팝 베이스 이런 거...
-
주말이 심심하다 2
빨리 차트보여줘
-
아니 페선생님이 말했던것처럼 예쁜데 내 눈이 잘못된거야?
뭐하시는 분입니까 컨셉 오지시네
댓글입니다
와 힘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