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선택과 집중? 아직 포기하긴 이릅니다.
수능이 19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백의 자리 숫자가 바뀜에 따라, 많은 분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쯤 되면 늘 수험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입니다.
대단히 현명한 전략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이는 '포기'를 미화하는 말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제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글을 쓰게 되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려는 일은 '포기'입니다.
중간고사를 막 치른 고3 수험생들은, '수능에 집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남은 3학년 1학기 내신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간고사를 막 끝낸 반수 수험생들도 1학기 학점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고.
재수생들은 특정 과목에 대한 생각을, 서서히 내려놓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그러시면 안 됩니다. 아직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반잔 남은 물을 두고, '반이나 남았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투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부터, 멍청해보일 수도 있는 무식한 방법으로 이걸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루에 온전히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에 불과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수능까지 여러분께 정확히 990시간의 공부시간이 주어집니다.
국 / 수 / 영 / 탐구1 / 탐구2 / 제2외국어,
총 6과목을 공부한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배분해 보겠습니다.
본인의 강점, 약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국/수/영 vs 탐구 등의 비중을 7:3 정도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남은 990시간을 국 / 수 / 영 에 693시간,
그리고 나머지 과목에 297시간 투자한다고 봅시다.
그리고 모두 균등하게 배분하여 투자한다고 가정해 본다면
국 / 수 / 영 각 과목에 231시간씩, 탐구 등의 과목에 99시간씩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국어]
231시간 = 13,860분
여러분들이 한 문제에 3분씩 투자해서 (물론 실전에서 3분씩 투자한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열심히 국어 문제를 푼다고 하면 산술적으로 4,620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한 강좌당 15시간짜리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남는 시간에 국어 문제 3,720 문제를 풀고 시험장에 갈 수 있습니다.
국어 만점 받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는 한국어의 원어민이잖아요... 3천문제면 충분합니다.)
아직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학]
역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심혈을 기울여 엄선된 문제들을 한 문제당 10분씩 고민해 가면서 푼다고 가정하면
무려 1,386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수학의 경우에도, 완강에 15시간이 필요한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1,116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남습니다.
수학공부를 전혀 안 한 상태로 출발한다고 해도,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내기에 충분한 공부량입니다.
[영어]
영어 또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사실 이쯤되면, 여러분들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테니
더 이상의 계산은 무의미하겠으나... 여기까지만 이어서 해 보겠습니다.
한 문제당 5분씩, 독해 안 되는 지문을 사전 찾아가며 열심히 해석하고 풀어본다고 가정하면
2,772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인강 듣는다고 해도, 2,232문제를 풀 시간이 남네요.
탐구과목이나 제2외국어 영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목마다 99시간씩을 투자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이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기르는 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탐구과목을 인강 찍을 수준으로 마스터하거나,
제2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동시통역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 모든 계산이, 여러분들이 하루에 겨우 5시간만 공부한다고 했을 때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하루에 5시간만 공부하세요 -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더 오랜 시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될수록, 포기해야 할 이유는 점점 더 사라져가겠죠.
이제, 이 시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왜 변명에 불과한 것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수능시험은 아직 저 멀리에 있습니다.
벌써부터 포기할 과목, 포기할 전형, 그런 거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은 "절대적으로 역량이나 시간이 부족할 때" 하는 겁니다.
그 때가 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내일도, 후회가 남지 않는 하루로 만드세요.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리긴 하네 근데 이분들은 사실 더 받으셔도 됨
-
맞팔 구해요 0
ㄱㄱ
-
과거 때는 붙기 ㅈㄴ 힘들었는데 성뱃 과거로 딴 거니까 반박 ㄴㄴ
-
넘 떨려
-
념글에 적혀있길래 ㅇㅇ 순수궁금임
-
나이가 좀 있는 상태에서 입시에 돌아온 거라 방금 북카페에서 찾아 읽었는데 저한테는...
-
최근 들어 중국 경제가 정말 이상한거 같습니다. 최근에 중국산 덤핑 제품이 전...
-
김금혁 "금쪽이 시절 지났다…동덕여대 폭력 사태 책임져야" [뉴스캐비닛] 1
- 방송: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평일 07:30~08:30) -...
-
아주대 인문논술 0
로 합격하신분.. 연락주세요....
-
천 년 전에는 7
나도 잘생겼던 것 같은데
-
인스타 키자마자 이런게 뜨네요..
-
수험생일땬 걍 ㄹㅇ 얼굴에 눈꼽만 없고 머리에 비듬만 없으면 아무도 뭐라 안햇는데...
-
내 이상형
-
수험생활하고나니 살찌고 몬쉥겨짐
-
뭐가 더 어이없음? 둘 다 들어봤는데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서 ㅋㅋㅋ
-
이제 조회수도 안 나오고 아는 사람도 없음 갈 때가 된 것 같음
-
근본이 없다 근본이
-
우선, 해설강의에서 드린 말씀에 대한 죄송하다는 도게자부터 박습니다. :( 관련...
-
나 왤케 잘생겨보이지
-
앞으로 4년이내에 대공황올것 같은데
-
리미트 30분
-
난 대한민국에 사니까 잘 찾아봐
-
연논 2배 아님 0
연논 2배가 아니라 중복도 있는거네;; 1차 합격자와 2차 합격자 중복이 많으면...
-
라고 생각하지만 소통이 안 되는 금수들과 싸우긴 좀 혈압이 올라서 설마 금수 뜻도...
-
너네집 불교잖아
-
잡담태그 잘 달아요
-
내일도 제설하고 눈싸움하겠구만
-
미적 2틀 80점인데 2등급 가능함...? ㄹㅇ심장쫄린다...
-
국어 2컷 미적 88 영어 2 과탐 5050 있던데 올해 내 성적이 저기서 영어...
-
그냥 오싹오싹하노 ㅋㅋㅋ
-
진지하게 경희대 한약학과 가야하나 고민 중인데,,
-
공부 열등감 0
제가 재수를 망했거든요 (현역보다 훨씬 못봤어요) 고등학교 친구 중에 저랑 같이...
-
맞팔할사람 12
초절정미소녀랑 할 기회흔치않아
-
좀 애처롭다
-
당시엔 10일제한땜시 활동못하고 이제와서 좀 목소리가 커진느낌
-
가축이 따로없구나 서울대 가축전형은 없나...
-
공격적인 분들이 많으시네요 ㅠㅠ
-
콱)헐 개잘해 8
소름도다
-
오랜만에 맞팔구 9
잡담태그 다시는분만 Road to 은테
-
오늘 밤 뉴진스 측과 현 어도어 대표 및 빌리프랩 대표와 긴급 회동 이후 봉합 확정...
-
인구밀도 한국 515 인도 420 일본 326 파키스탄 273 독일 236 중국...
-
수능수학풀때 시간이 남는 사람들은 남는 이유가 뭐임? 그러니까 이글읽는 본인이...
-
닉변완 10
히히 이제 아무도 날 못알아보겠지
-
킹 연 세 다들 연세대로 얼른 꺼지도록.
-
빨리걷기도 힘들어 뒤지겠는데
-
생각보다 난장판이네
-
수만옹이 인터셉트해갔으면좋겠다 어떻게 판을짜야할지 보는눈이남다름 ㄹㅇ
-
감사인사받으니 뿌듯
-
저희 삼촌인데 3수 한다고 하니까 허락도 반대도 받지 못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지금 내신으로는 또는 내신을 올리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지 못 할 대학(합격해도 반수할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만 지원 가능하다면 그 내신 준비하는 시간에 수능 공부를 하는 게 좋은 선택 아닐까요...?
물론 온전히 그 시간을 수능공부하는 데에 열심히 썼을 때요...
내신 준비 역시 수능 준비의 일부로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엔 응시 안하는 탐구과목은 거르고 자습하는게 답일까요?
좋아요. 역시 갓
용기 잔뜩 얻구가요ㅠㅠ♡
수학1000문제면 마플한과목밖에 못푸는뎅.....ㅈㅅ합니다
감사합니다..포기하지않을거에요...
오와 미친 신박하게 좋은 칼럼이에요!댓글 잘 안 다는데 댓글 달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ㅜㅜ 감사합니다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