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은 고백 [53140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6-02-29 21: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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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96년생 1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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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년만에 한 번 찾아오는 윤날입니다.

4년 전 윤날에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지금은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96년생 16학번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비록 지금은 선배가 된 96년생 친구와 동기가 된 97년생 동생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가련한 16학번이지만 

이래뵈도 우리는 4년 전 셔플댄스 유행의 중심이었고 

술게임을 알지 못해 매번 벌주를 마시는 새터의 블랙홀이 되었지만

한 때는 탭소닉과 팔라독, 템플런을 마스터했던 게임계의 선두주자였으며

물수능과 불수능, 그리고 평가원의 뒤통수는 덤으로 맛 본 축복받은 세대였다. 

토요일까지 등교하게 만드는 중학교와 음악 검색 기능도 없는 아이리버 MP3를 촌스럽다고 비웃음을 던졌던 나를 반성한다

그 등굣길이, 그 전자기기가 그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당신들의 10대였고 청춘이었음을 

이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2016년 2월 29일. 이제 이틀 뒤면 우리는 대학생이 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96년생 16학번에게, 그리고 2000년대를 지나 쉽지 않은 시절을 잘 버텨 오늘까지 잘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 말을 바친다.

우리 참 멋진 시절을 살아냈으며, 빛나는 소망에 반짝였으며,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기억하느냐고

그렇게 우리 한없이 순수하고 멋진 존재였다고. 

그러니 어쩌면 더욱 힘들지도 모를 다가올 대학 시절을 촌스럽게 살아가보자고 말이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아름다운 청소년 시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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