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막막해서 써봅니다.
저는 9살 차이 나는 형이 있습니다. 형과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형편이 넉넉치 않아 부모님의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라 그런지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편입니다. 항상 싸우면 6개월정도 말을 안 하셨고, 엄마께선 저희에게 아빠 욕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 아빠 말고도 주변지인, 친가, 외가 사람들도 욕을 하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모습들이 어느 순간 저에게, 형에게도 똑같이 나타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과도 마찰이 있었고, 그 마찰로 인해 깨닫고, 성찰도 많이 해서 이젠 어느 정도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꿈이 미술 쪽인지라 돈이 많이 드는 것을 알아 부모님께 꿈도 얘기하지 않았고, 그냥 부모님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 살다보니 점점 지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얼마 전 가족 다 같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삼반수(삼반수도 알바로 돈 모아서 혼자 준비)를 했는데요. 모인 자리에선 어느 학과 어느 학교를 갈거냐는 말들이 오갔습니다. 근데 그 날 꿈이 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어릴 땐 물어보지도 않고 “공무원, 변호사, 교사”이런 거에 집착만 하시더니 이제야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근본적인 이유를 이야기 하면 분위기가 안 좋아질까봐 얘기하기 싫다고 몇 번 말했으나 자꾸 물으시길래 결국 얘기 했습니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엄빠가 싸우는 모습 자주 봐서 눈치 보여 꿈 얘기 안 했다” 라고 했더니 엄마께서 “니가 부모 돼 봐라”, “자식 앞에서 안 싸우는 부모 없다.” 라며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는 거기서 충격을 받았고, 특히 저보다 어린 시절부터 그런 모습을 봐온 저희 형은 더 큰 충격을 받아 결국 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에 그 자리를 형은 떴고, 밖에 나왔더니 엄마께서 “저런 놈은 처음 봤다”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러곤 그 자리를 엄마께선 뜨셨고, 또 얼마 후에 형이 돌아오고 아빠랑 말하는데 형이 자기는 이렇게 가족이랑 다 같이 밥 먹고, 자기가 밥 사는 게 좋아서 온다고 말했더니 아빠께선 “부모 동냥하러 오냐”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거기서 저는 부모님의 밑바닥을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형은 자취방, 저는 본가에 있었는데 아빠께선 저희한테 미안하다고 카톡으로 하셨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본가에 있는데 엄마께서 그냥 아예 저를 무시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 이후로 이 모든 게 제 탓인 것만 같아 말문이 막히기 시작하고, 이 집에 있는 거 자체가 너무 불편하고 힘들더라구요. 그러던 찰나에 저희 집의 경우에는 아빠께서 퇴근하시면 무조건 나와서 인사를 해야합니다. 근데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말이 잘 안 나오더라구요. 근데 그거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는지 앞으로 그래라고 하시곤 저를 무시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냐고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빠께서 “이새끼들은 부모가 좀 잘못하면 봐줄 생각을 해야지”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여기서 아빠도 엄마랑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과 했습니다. 인사 안 해서 미안하다고 말문이 막힌다고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근데 그냥 자기도 무시하겠다며 제 말을 무시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참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며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물론 엄빠도 저희 힘들게 키우신 거 다 알고 저도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 상황이 맞나요? 어떻게 예전이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을까요.. 항상 저희가 먼저 잘못했다고 사과해야하고 이게 맞나요?
앞으로 대학도 가야하는데 부모 손절을 하고 혼자 살아가기엔 막막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구요.. 혼자 대학까지 가서 살 방법은 없을까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서성한 공대 갈 성적입니다. 글을 좀 길게 쓰느라 약간 문맥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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