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서울 도전 해보려는 노베들에게, 실패한 삼수생이.
생각좀 정리해보자 하며 쓴 일기장이 혹시 도움이 될까봐, 그리고 나도 도움을 받을까봐 올려봅니다. 거의 다 푸념이라 밑에 내리다보면 *요약이라고 되어있는 것만 읽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어짜피 익명이기도 하고, 니가 게을러서 실패한거임 하고 욕이 엄청 달려도 글삭하고 튀면 되니까 이것저것 도전 해보자는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진지하게 보시진 마시고 아 저런 ㅂㅅ도 있구나 하면서 걸러보세요.
만일 수능 성공하신 분들이 보기에 내 생각이 틀렸다면 즉시 내릴 생각이고(노베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내 생각이 틀린 이유와 내가 무엇때문에 실패한 것 같은지 알려주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지신 분들은 저에게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뉴런을 하지 않았다. 수학 1을 맞을 생각이 없었고, 4월에 시작한 시발점이 끝나니 6월이라서 뉴런을 마치면 9월이라고 생각했다. 수분감을 푸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기출이 중요하니까. 마침 오르비를 보니 시발점 수분감 만으로도 1이 나온다고 했다. 타협을 했다.
올오카는 4월에 시작해서 몰아서 하느라 그렇다 쳐도, 난 테스트 이스 리듬을 할 때 매월 승리를 하지 않았다. 테스트 이스 리듬만 해도 된다고 타협했다. 하루 2~3시간 국어면 된다고 타협했다. 앱스키마를 해야할 때도 기출이 중요하다면서 마닳을 매일 1회차씩 풀었다. 그러곤 마쳤다. 타협을 했다.
영어는 단어만 좀 외우고 감만 익히고 해석 연습만 하면 된다고 타협했다. 목표가 2컷이니까. 션티의 커리대로 다 하지 않았다. 키센스도 내 맘대로 하루 두 지문, 그 조차도 하지 않을 때 도 있었다. 타협을 했다.
생윤도 리밋만 듣고 기시감, ebs, 실모만돌렸다. 그 사이에 임팩트, 올림픽이 있었지만 기출이 더 중요하다며 기출만 돌렸다. 심지어 두 번 돌린 것도 아니고, 킬러 주제만 두 번 푼게 다 였다. 타협을 했다.
모든 과목을 타협을 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할 양이 다른 애들에 비해 줄었다. 나는 10시간동안 그 양을 마쳤고, 다른 애들은 더 많은 양 때문에 더 밀도있게 10시간을 보내야만 했고, 그래도 밀려서 12시까지 해야했다. 나는 그 시간에 오늘 힘들게 공부했으므로 휴식을 주자. 그래야 내일도 버티고 하니까. 학원도 여기까지 했으면 됐다는 거니까 10시에 보내는거지 하고 유튜브를 봤다.
분명 같은 시간을 앉아있고 공부를 했다. 나는 그것으로 타협을 했다. 저렇게 잘하는 쟤도 여기까지 하네. 하면서.
같은 시간동안 한 양은 달랐다. 그걸 앎에도 타협을 했다. 고3때 하루종일 게임만 하던 나보다 하루 10몇시간 동안 공부하는 나는 차원이 다르게 발전했다 라고 하면서. 맞는 말이다. 내 기준으로 보면 정말 차원이 다르게 발전을 했다. 그러나 대학은 상대평가였다.
그러고선 펑펑 울었다. 나는 국어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고3때랑 똑같이 5라니. 국어를 공부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머리가 깨지고 고통스러웠는데 그대로라니, 역시 수능은 운이야. 노력은 배신을 해. 하고 절규했다.
(사실 이것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 타협을 해서 공부한 것은 맞지만, 성적이 고3때처럼 5가 나올 정도로 공부를 안 한 양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는데… 이건 좀 알려주세요…)
어중간한 의지로는 안된다. 학원에 8시에가서 10시까지 한다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독재기준, 내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보다 시간을 더 밀도 있게 쓰는 사람들이 인서울 이상의 사람들인데, 그들과 같은 시간을 공부한다 한들 같이 올라가는 것이지 넘어설 수는 없다. 노베이스가 넘어설려면 정말정말 간절해야한다.
강사가 정해놓은 양을 맘대로 타협하지말라.
10시까지 공부를 해도, 집가면서도 오늘 이 정도 양이 남았으니 12시, 1시까지 공부해야겠다. 늘 공부로 생각이 차있어야한다. 그렇게 생각해도 아마 11시쯤까지 하다가 유튜브를 볼 수도 있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드니까.
같은 노베였지만 내 옆자리에 있는 아는 동생은 그렇게 타협하지 않고 학원 끝나고 12시까지 스카에서 공부하고 이동할 때도 영단어 외우고 해서, 1년동안 재수해서, 수능이 운이 따라주지 않아 인서울 끝자락 성적이 나왔다. 논술을 생각보다 잘 하던데 아마 논술을 붙을 것 같다. 내가 봐도 정말 열심히 하고 간절했던 것 같으니까.
나는 8,9시 사이에 등원해서 10시까지 하고 집에가서 내일 또 버티려면 좀 쉬어줘야지 하고 유튜브를 봤다. 일요요일은 쉬었다. 성적이 조금씩은 오르고 있으니 11월에는 인서울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9월에 경각심을 느끼고 그때부터 8시부터 11시, 12시까지 공부했다. 이땐 확실히 열심히 한건 맞다.(물론 이것또한 옆자리 동생과 양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다.) 그렇게 11덮에서 인서울 끝자락 성적이 나왔고, (내가 이런 말을 써도 되나 싶긴 하지만)운이 안좋은건지 본 실력인지 역대 최저 점수 53434를 받고 지방대에 갈 예정이다. 반수와 삼수까지 해서 총 1년2개월 정도 공부했다.
나만 쉽게 생각했던 것 일수도 있지만 난 인서울을 너무 쉽게 봤다. 중학교 땐 시험 전날에 공부해도 전교권에 들었으니, 난 특별하고, 내가 공부를 잡고 그 정도의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으면서(시작하기 전에 나한테는 8시~10시가엄청난 양의 노력으로 보였다) 그냥 학원 8~9시 사이에 가서 10시까지 공부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 마저도 지각하고, 한 달에 두 세번은 빠졌지만) 그 결과가 이렇다. 7시에 등원하는, 12시까지 공부하는. 몇시간 차이 안 나 보여도, 정말정말 간절한 사람한테만 나올 수 있는 태도이다. 사실 시간보다 그 태도와 간절함이 정말 중요하더라.
이 글의 목적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를 돌아보는 데 초점을 두고 두서없이 쓴 글이라 올릴 생각을 가지고 쓴 것도 아니고, 가독성은 엄청 떨어질 것이지만,
부디 나 같은 노베들 너희는 나처럼 실패해서 나락에 떨어지지말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에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써봤다. 나도 인서울이라는 부푼 꿈을 꿔봤기에, 간지나는 직장에 다니며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도 하면서 살아보고 싶기에 늦었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해보자라는 꿈을 꿔봤기에. 너네는 제발제발 성공했으면 한다.
*요약+하고싶은말
- 1. 앵간하면, 아니 무조건 재종가라. 가서 하라는 대로만 다 해라. 미루지마라. 타협하지마라. 못 끝냈으면 집에 가서라도 해라. 어쩔 수 없이 독재라면 강사가 정한 커리를 절대 밀려서는 안된다. 무조건 따라가라. 뭐 선별적으로 골라서 필요한 것들만 해라 그러는데, 그런 능력이 있다면 하면 좋지만 아마 나처럼 타협을 할 가능성이 높기에 좀 단정적으로 썼다.
- 2. 보상심리를 집어치워라. 너가 정말정말 간절해야 갈 수 있는게 인서울이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죽을 것 같이 하고있다면, 정말정말 죽을 것 같을 때 너가 알아서 잠깐 쉬고있다. 이 정도 했으면 됐지, 10시간이면 많이 공부했지 같은 생각을 가지면 ’무조건‘ 실패한다.
- 3. 만일 고2, 고3이면 무조건 수시 챙겨라. 결국 난 삼반수까지 해서 수시랑 비슷한 수준에 대학을 간다. 정시는 정말정말 너무 어렵다. “?지금부터 수시 챙겨도 제가 원하는 학교에 못가는데요.“ 어짜피 정시로도 못간다 거긴. 지금이라도 최대한 수시 챙겨서 갈 수 있는 제일 높은 대학을 정시로 따라잡는 애들은 너네 노베 100명중 1,2명일 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 4. 이것도 하면 베스트인데, 내 약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부턴 다시 푸념) 지금 생각해보니 내 약점은 귀차니즘이였다. 내가 능동적으로 이것저것 해보며 결정하는 그 과정이 귀찮고 힘들어서, 그냥 남들한테 물어보고 진위도 별로 따지지 않고 휙 해버렸다. 문제는 정말 그대로 하면 잘 될 수도 있는데, 너무 어렵다 싶으면 그대로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 약점이 귀차니즘이니까. 그래서 오르비에 시발점 수분감만해도 1나와요 보고 뉴런을 재낀거다. 사실 그 의미는 수분감의 기출을 완전히 습득하는 것인데, 귀찮은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시발점 수분감만해도 1나온 케이스가 있음. 그게 중요했던 것이다. 물론 수분감도 다 끝내지 못했다.
이걸 알고나니 너무나 두렵더라. 이 정도 노력하는 것도 나에게는 정말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이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간절해야, 정말 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힘들고 타이트하게 보내야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버는거구나 하면서 말이다.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간절하게 살 것이냐, 현실과 타협하고 근근히 살아갈 것이냐. 내 선택지이다. 희망에 부푼 너희들은 당연히 전자를 좋게보고 후자를 나쁘게 보겠지만, 어중간한 노력을 하고 어중간한 고통을 겪은 내가 보기에는 후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깜냥이 안 되면 타협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나는 일단 남은 기간 논술 준비해보면서 내 한계를 넘어서 공부해보려고 한다. 나 자신을 넘는 것을 실패한다면 일단 대학가서 내가 뭘 잘하는 지 찾아보고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 잘하는 것이 나오지 않고 앞이 막막하다면 기술 배우거나 보건계열로 편입하려고 한다. (편입을 쉽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땐 정말 생계가 달려있으니 간절하게 해야지..)
내 생각도 정리할겸 쓴 푸념이 나처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노베이스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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