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침입자 된 썰...
어떤 글을 써야 될 지 모르겠어서 아무 글이나 써봄
우리 학교 기숙사는 통금이 12시임
통금이 지나면 문이 잠겨서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밖에 못 나가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들어갈 수 있는 대신에
벌점 받고 들어가는 좆같은 구조임 .
아무튼 그렇고 평소엔 통금을 잘 지켰는데
어쩌다가 새벽 1시에 집에 들어가게 됨
술 먹은 거도 아니고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됨
그래서 일단 어찌어찌 기숙사 후문에 도착했음
근데 학생증 두고 온 걸 병신같이 그때 깨달은 거임
.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기숙사 담을 넘었는데
사이렌이 왜애앵!!!!왜애앵!!!!삐용삐용삐용!!하면서
존나 울리더니 여기저기서 빨간 조명 막 돌아가고
개큰소리로 "침입자 발생. 침입자 발생." 이지랄하는 거임..
부잣집 은닉자금 털러 온 사람도 아니고 그저 기숙사 좀 늦게 들어간 학생1일 뿐인데 너무 거하게 반겨줌..
그거까진 괜찮았는데
후문에서 지랄나니깐 그 바로 앞 건물에서 대학원생과 연구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우르르 나와서 (그 건물에 사람들 있는 거를 그때 봤음) 창문 열고 뭐야? 뭐예요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거임..그래서 얼른 다시 담 넘어서 숨어 있었음..
그러다가 문득 침입자가 발생하면 경비들이 잡으러 오겠지? 그럼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문을 열어 달라고 하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거기 숨어서 존나 기다렸는데 놀랍게도 아무도 안 옴. 그래서 경비실 연락해서 나 여기 사는 사람인데 문 좀 열어달라고 했더니 새침한 말투로 못 열어준다면서 정문으로 가라 그러는 거임
아 진짜 노망났나 싶었음
거기서 정문이 얼마나 머냐면 ..
방금 일반화학2 퀴즈 보고 대가리 깨져 와서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든데 일단 택시 아재들이 하나같이
"아니 이런 데다가 기숙사를 지었다고요?"할 정도로 높고 험준하며 후문에서 진짜 존나게 멂 . ..
그래서 .. 걍 다른 데서 잤음... 추워 뒤지겠는데
그 경사를 걸어갈 바에야 평지 존나 걸어가는 게 훨씬 나음 그래도 내 나이에 친구랑 연세대 벤치에서 노숙했던 우리 아빠보단 나음.. 아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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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다음엔 반드시 자취를 하고 말 것이다..
ㅋㅋㅋ 안과 기다리는 중에 재밌게 읽었음 ㄱㅅ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