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단편] 11월 12일
11월 12일
어제는 독서실에서 공부 중이었다.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렸는데, 내 친한 친구였다.
이 친구를 따라 독서실 바깥으로 나가보니 친한 친구들 몇명이서 케이크를 준비했다.
나는 감동해서 울었다.
친구들은 울지 말라며 케이크의 크림을 얼굴에 묻히기도 했다.
새삼 인생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다.
남들 공부할 때 같이 공부하고, 남들 놀 때도 공부를 했는데도 불안하다.
그렇게 공부했는데 그것 밖에 안 나올까봐 불안하다.
시간을 돌려서 어제 다 못 본 부분을 더 보고 싶다.
물론 아는 내용일테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
부모님과 친척은 이렇게 말한다.
"너가 수능을 잘 보든 못 보든 우리는 신경 안 쓰니까 부담 없이 보거라."
그렇게 말하니 부담이 안 될리가 없지.
같은 생각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평소에 안 먹던 아침밥을 먹자니 속이 이상하다.
원래는 아침밥 같은 것 안 먹고 살았는데...
어머니가 들려주신 점심 도시락이 무겁다.
아버지는 차로 시험장까지 나를 태워다 주신다.
가는 내내 아무 말이 없으시다.
나에게 부담을 주는 말을 할까봐 일부러 침묵하고 계신거다.
그래서 이런 침묵도 부담스럽다. 나 때문에 침묵하시는 것이니...
시험장에 도착한다.
지방 신문 기자들이 사진을 찍는다.
우리 고등학교의 후배들도 응원하러 와 주었다.
면면들이 낯이 익긴 했으나, 말을 나눠본 적은 없는 아이들이다.
저 애들은 응원이 끝나면 순대국을 먹을지, 콩나물국밥을 먹을지만 생각하겠지.
나도 그런 생각만 해보고 싶다.
시험장. OO고등학교. 맞다.
계단을 오른다.
3층 쯤 올랐을 때였다.
몇 층이더라?
다시 수험표를 꺼내본다.
4층이다. 4층.
내가 있는 곳은 3층이니까 한 층 더 올라가면 되겠다.
고사장을 찾아간다.
수험번호가 책상에 붙어있다.
나의 번호와 일치한다.
옆 자리의 아이는 국어 기출문제집을 꺼내 다시 보고 있다.
나도 그러려고 국어 기출문제집을 꺼낸다.
사실 문제가 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난 불안하지 않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것 같다.
점심으로 뭘 싸셨을까?
궁금하다. 물어볼 걸 그랬다.
계속 초조하게 시계만 본다.
입술을 뜯는다.
엄마는 내가 입술 뜯는 것을 싫어했다.
시계는 볼 때마다 30초만 지나있다.
곧 감독관이 둘 들어온다.
그들이 뭐라 하는지는 아무래도 들리지가 않는다.
정신을 차리니 국어시험지가 내 앞에 놓여있다.
겉 표지를 넘긴다.
-----
자살! 타령만 하니까 ㄹㅇ 딥-다크해져서 수능 문학도 한번 써봤습니다. 너무 오글거려서 못 보겠네요. 어휴. 6일 남았습니다.
다들 힘내라고 하면 부담스럽겠지?? 힘내세요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성대 붙었는데 재수 생각하느라 LC(선배 시스템이었나)랑 기숙사신청, 신입생 톡방등...
-
지역인재로 축구 월드컵 나간거임 강국 이탈리아는 일반전형에서 뒤지게 싸우다 장렬히...
-
임팩트가 그냥
-
안녕하세요 0
네
-
진짜 저격합니다 0
부러워요
-
이 사람이 나 저격한대
-
아주대 미모공 등록함 장학 제도 바뀌어서 50퍼인데 좀 아쉽긴한데
-
2주 동안 순공 합쳐도 10시간 안 될 듯
-
어떻게 노래제목이 허접 ㅋㅋㅋㅋㅋ 히이라기 마그네타이트 신곡 잡숴보세요
-
과는 경영학과입니다 충북은 합격이고 전북 전남은 기다리고 있는데 된다면 어디가...
-
저격합니다 1
저 격합니다 지금 최대한 빠르게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완기를 사지 않고 시중...
-
아마 10분위뜰텐데 그래도 일단 취업으로 신청해? 9분위밑만된다는데 반려되면 일반으루 다시 ㄱ?
-
오르비 버그발견 3
-
여캠프사였음
-
초반대 번호인데… 몇번까지 돌까요 ㅜㅜ
-
지금 보니깐 아닌 듯 사람들이랑 대화하는게 은근히 즐겁구나...
-
부산 입갤 3
흐흐흐
-
원래 와퍼세트 10분컷이었는데 콘서타 먹고 30분동안 먹어야했음. ㄹㅇ 너무 힘들었음
-
대단한것같음 압박감이 심함 반수생이어도
-
오르비 안들어오신지 한참된 것 같은데
-
작년 4월쯤 ㄹㅇ 금욕적인 삶을 살아보려 처방받았는데 속 울렁거림이랑 멍때리는거...
-
1349529 6
착함
-
목표의 부재가 불안을 일으키고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불안은 증폭된다...
-
추천좀 해주세요 ~
-
단국대 전액장학금 나왔네요. 그에 반해 세종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둘다...
-
진짜 정시한다고 자퇴처해놓고 커뮤질이나 하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는 ㅈ장애련 ㅋㅋ...
-
머리 좀 비우고 싶은데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
지금 뭔가 딱딱한걸 씹었을때 아픔.. 교정해서 그런가? 충치 아니겟지..? 제발
-
ㅇㅂㄱ 8
-
다행히도 엿다니 그냥 글씨 안쓸래
-
연의 25인데요 올해 수업 안 한다고 하면 송도에서 계속 살아야되나요 집이 지방이라서
-
하자가 있는 사람이 정상인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만져주는거임 단순 향상이 아님
-
님들은 똑똑하니깐 봇치2기 언제 나오는지 알고있자나 좀 알려줘
-
화이팅
-
창작요리 4
냉동 대패삼겹살 굽다가 사골육수 부어버림
-
너무 불안함 어제 잘때는 ㄸㄱㅁ이 계속아프더라고 지금도 아픔 치질인가..
-
생물학적 기준이 아니라 조건 몇개중 몇개 충족하면 진단되는식이라 저거 조건 하나하나...
-
효과가 집중력 향상이면 실모풀때 괴수가 될 수 있을까
-
저도파민이부족해서키배뜨고싶음
-
헤헤
-
그냥 한완기 존재 자체를 몰라서 그런가요 값 생각 안하면 무조건 이득 아닌가
-
중vs경 0
중앙vs경희
-
애옹 9
그르릉
-
그냥...모르겠음
-
선택장애어떡함 4
ㅠㅠㅠㅠㅠㅠ
-
근데 강의 내려서 좀 그런데 올해꺼만 할까
-
이건 사실이야
-
나도 4
재수하면서 넘 힘들어서 약 먹어볼까 고민햇엇는데 결국 부모님이 말려서 못먹엇지만...
-
그래서 약도 쉽게 처방받을 수 있음
#노잼 추가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