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지우개 [606672] · MS 2015 · 쪽지

2015-11-01 22: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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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의 꽃 부정행위-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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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링크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험실에 들어가보니..대부분의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이 서려있었다. 고요히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들과도 같이 모두가 묵념하는 자세로 다가올 수능의 공포에 맞설준비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이래서...이래서 당신들이 하수인 겁니다..긴장되시나요? 그럼 열심히 공부를 하셨어야지요!'

 한심하긴..벌벌 떨고 있는 녀석들과는 달리 난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다.나는 5시간 이후 학교를 빠져나올때, 힘없이 축처진 학생들 위를 사뿐히 즈려 밟으며 당당히 교문을 나올 것이고. 2015년 수능의 트로피는 내가 쥐게 될 것이며, 난 곧 내 모교의 자랑이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야기가 오고가는 전설속의 위인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차분히 내 자리를 확인한채, 가방을 풀고 고개를 두리번 거리는데..내 옆에 옆에 줄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디서..어디서 봤었더라...동창은 아닌데..'

 아..수학학원 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부족한 수학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강남의 수준높은 수학학원을 다닌적이 있었다. 
 
 원래 실력은 중간반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극성으로 결국 상위권반에 들어간 나는, 진정한 수학괴물들과 몸을 뒤섞을채 열심히 수학의 칼을 갈고 닦고 있었다. 그 무렵,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원에 입성해 당시 학원을 주름잡던 수학귀신 3인방을 단칼에 굴복시키며 신흥 수학의神 자리매김한 저 친구가, 지금 나와 같은 교실에서,같은 공기를 공유한채 내 옆에 옆에 줄에 앉아 있었다. 

 형용할수 없는 흥분이 몸을 휘감았고, 내 몸은 이미 반사적으로 그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의 폭발적인 성장이 궁금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얼마만이야? 여기서 볼줄은 몰랐네.."

"어..?어..되게 오랜만이다, 공부 잘되?"

"아 나야 뭐...그럭저럭 잘되가지..어? 한국사 시험보네?"

 오호라...이 녀석은 한국사를 응시하고 있었다. 갈색의 책상 우측상단에 붙어있는 이 녀석의 스티커에는 얘가 볼 사회탐구 과목들과 수험번호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곳에 뚜렷히 프린팅되 있던 제 2선택과목 '한국사'라는 텍스트는 고요히 진정하고 있던 내 마음속 호수에 거침없는 볼라벤과 같은태풍이 되어 날 요동치게 하고 있었다.

'드디어...! 나에 필적하는 적수를 만났다..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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