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수호소인 [815490]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2-11-18 17:40:24
조회수 3,265

그래 적어도 수능은 내게 실패를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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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번째 꿈은 내게 실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시험장(?)에 내가 들어가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수능은 적어도 내게 참혹한 결과를 통지하기는 할 것이다.


96 84 1 47 35라는 다섯 개의 숫자가 모종의 계산식으로 둔갑하여 적혀 있을 종이.


그 종이가, 정말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 실력의 한계인가 보다.


실수가 진짜 실력이 아니라고 말하는 가슴 따듯한 이들은,


그게 내 실적의 한계라고 받아들여 주면 되겠다.


어쨌든 적어도 난 더는 못 하니까.


이대로 죽어 버리면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고들 할 테니까 그건 싫다.


그래서 살아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 삶이라는게 너무 어색하다.


근데 그 어색함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다. Can't afford 할 때 그 감당할 수 없음 말이다


현실이 너무 가깝게 쫓아온다...


아마 제대하면 한 학기는 휴학할 것 같다.


해야할 일을 뭉개놓은 채 반절 정도 지나버린 내 대학 저학년 시절을 복구해야 할 것 같다.


일단 확실한 건 학점은 챙겨야 하고, 이대로 복학하면 3학년 달고 신입생한테 썰릴 것 같으니까...


뭐가됐든 확실한 건


이제는 받아들여야겠지.


그리고 다시 뛰어야겠지. 갈림길 앞에서 뒤돌아, 왔던 길을 거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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