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배경 지식
안녕하세요. 주간 리트 저자 조남희입니다.
책 출판은 최종 검토 단계이고,
개강 후 밥 먹고 시간이 남아서 쓰고 싶었던 글을 쓰게 됐네요.
(밥 먹고 시간 남을 때 쓴 거라 가볍게 쓴 글입니다.)
아마 내신 공부도 좀 철저하게 하시고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한 분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말일 겁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문학적 상식이 조금 부족하거나,
어렸을 때 공부를 덜 했거나,
내신 국어 공부를 아예 하지 않았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한동안 오르비에서 수능 국어 배경 지식이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능의 영향인지 배경 지식에 대한 담론이
‘비문학(독서)’에 한정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비문학에서 배경 지식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수능 국어에서 배경 지식이
큰 효율을 내줄 수 있는 부분은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법은 당연한 거니까 제외합니다ㅎㅎ..)
* 문학 배경 지식에 대한 오해
간혹 문학의 배경 지식을
‘문학 개념어’에 국한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문학 개념어’가 선지에 직접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수능 문학의 배경 지식은 문학 개념어를 넘어
교과서 수준에서 다루는
‘대표적인 주제’(현대 소설에서 특히)
‘현대 문학사’
‘서사 장르의 특징’(고전 소설에서 특히)까지 포함됩니다.
* 문학 배경 지식은 몰라도 된다.
근데 알면 너무 좋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고전 시가에서 자연친화, 연군지정 등의
대표적인 주제(정서)들을 암기합니다.
왜죠?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알면 지문 독해 시 압도적으로 편하니까요.
하지만, 다른 장르에서는 이런 것들을 암기하지 않거나
암기한다 해도 고전 시가만큼 암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시, 현대 소설도 대표적인 주제들이 있고,
고전 소설은 서사 장르별로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표적인 주제나 서사 장르의 특징은
‘단언컨대 몰라도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문학 개념어랑 달리 이건 몰라도 문제 풀 수 있어요.
수능 문학은 사실 일치와 내용 이해를 근간으로 출제되니까요.
그러나 대표적인 주제들, 서사 장르별 특징은
문학에서 풀이 시간을 정말 많이 단축시켜 줍니다.
문학 작품은 개별적이지만, 특정 시기 작품 혹은 같은 서사 장르는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보입니다.
저는 국어 강사분들, 문학을 많이 읽은 학생들이
문학 문제를 빨리 푸는 중 하나가 여기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문학 배경지식이 있으니 다른 작품이 나와도,
이미 어느 정도 맥락을 알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고전 소설 서사 장르(간신-충신)의 특징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다면
올해 <박태보전>을 읽으며
‘아 대충 간신/충신 갈등 내용이군, 갈등 관계 확보하고,
각각의 주장 정도가 중요하겠네.’
정도의 생각을 해서 내용 이해를 올리며 독해 속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ebs 연계여서 이런 거 없어도 맥락 파악은 했겠지만)
또한 현대 소설의 주된 주제들을 알고 있다면
올해 출제된 <매우 멋진 우산 하나>를 읽으며
‘아 소시민 허례허식ㅋㅋ’
정도의 생각을 해서 내용 이해와 독해 속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보기>에 나온 내용과도 유사하죠. 애초에 문학 <보기>는 문학적 배경 지식에 맞춰 나오는 경우가 많고, 문학적 배경 지식을 안다면 더더욱 <보기>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작품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현대 문학(시+소설)의 주된 주제들을 알고 있다면
과거 <구름의 파수병+느낌 극락 같은>을 읽으며
‘아 문학(예술) 자체에 대한 문학~’
정도로 내용 이해를 올리며 독해 속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교과서 수준의 문학적 배경 지식(문학사적, 서사 장르 별)을 안다면
문학 작품 독해 시 현대시를 제외하면
대부분 다~ 전체적인 맥락을 아주 쉽게 파악하여
내용 이해는 깔고 가고, 덤으로 독해 속도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알면 자연스럽게 빠르게 독해가 되니까요.
쉽게 설명하자면 문학적 배경 지식이 충분하다면
거의 모든 지문에 대해 내용 관련 <보기>가 있는 느낌일 겁니다.
* 정리하자면
저는 문학 수업 시 항상 주관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읽을 것을 강조하지만,
아무리 있는 그대로 읽어도 최소한의 맥락은 파악해야 합니다.
이 최소한의 맥락(작품의 전체적 맥락과 정서)을 잡는데
‘문학의 배경 지식’은(특히 현대 소설과 고전 소설 등 서사 장르에서)
매우 큰 도움을 줍니다.
문학적 배경 지식이 충족된다면,
작품의 전체적 맥락을 더욱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문학에서 최소한의 작품 독해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주고
우리가 비문학에서 투자할 시간을 늘려줍니다.
하지만, 이렇게 문학적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은 매우 귀찮습니다.
그리고 이를 몰라도 풀 수는 있고, 비문학보다 문학이 쉬우니 관심이 덜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필요한 배경 지식 많아야 3~4줄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기출들 묶어 놓으면 되는 건데 그런 강의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이제 타 선생님들의 강의를 안 들은지 좀 돼서,,
저는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문학 기출 분석이 끝나면 이런 식으로 자료를 주거든요.
1. 현대 문학사 간략 정리
⇒1910~2000 현대 문학사 고등학생 수준으로 간략 정리
(알아두면 아 작품에 대한 맥락 파악 쉬워짐)
2. 현대 문학의 대표 주제 + 관련 기출
3. 고전 소설의 서사 장르 설명 + 관련 기출
다른 교재 값도 많이 나와서 기출 문제집을 매번 새로 사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도 있고, 어차피 문학 기출분석 할 거 배경 지식까지 같이 얻으면서 하면 더 좋으니까요.
(올해는 문학 배포..?)
아무쪼록.. 밥 먹고 쉬면서 짧게 쓰려 한 글인데 길어져버렸네요..ㅎㅎ
자료 배포는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문학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독서를 진득하게 읽어야 하는 메타인 현 시점
문학 배경 지식 확보가 굉장히 가성비가 좋다는 것 정도를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의견은 환영합니다. ㅎㅎ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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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진짜 별 이유 없고 그냥.
어느정도 내신 베이스 공감합니다ㅎㅎ!
비슷한 주제와 전개 방식을 익혀버리면 좋죠!!
혹시 현대 문학사, 현대 문학의 대표 주제, 고전 소설의 서사 장르 공부하기에 적합한 시중 교재는 뭐가 있을까요??
고전소설은 너무 간단해서 따로 출판되진 않았을 거 같아요.
영웅서사
처첩 갈등 / 간신충신
애정
등등 몇 종류의 서사 전개 정도라서요.
현대 문학은 시중 교재에서도 찾으면 분명 있을 건데 제가 시중 교재들을 안 본지 좀 돼서.. 딱 이거다! 라고 할만한 교재를 못찾겠네요.
혹시 조금 볼륨이 있어도 된다면 (300~400p가량 문학사 잘 정리된 책) 추천은 드릴 수 있어요!
오 혹시 무슨 책인가요ㅎㅎ 수험생은 아니고 과외할 때 참고하려는거라서용...!
<한국현대문학사> / 김윤식, 김우종 외 30몇인 저서 있어요!
190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시,소설,비평에 대해서 핵심적으로 다뤄줍니다ㅎㅎ
각 파트별로 저자분의 주관이 좀 뚜렷해서 평가가 읭? 하는도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시면 좋을 거 같아요!
어차피 나오는 주제만 나온다는 거..
소시민,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비판과 농촌의 소외, 일제강점기 / 독재 치하 암울한 현실 등등 그냥 주요 테마는 알고 있으면 무조건 도움이 되죠. 제가 말하는 <보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다 와 비슷한 맥락인 거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알면 무조건 도움되는 가성비 좋은 지식 같습니다ㅎㅎ
전자책으로 나오는건가요
아뇨~~ 배포 계획은 미정입니다!
와 이거 김상훈선생님 문학론에 잘 정리되어있던데 문학론 정말 좋은 강좌였군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