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당신을 위한 변명 (N수헌정시)
비단 N수생들에게만 들려주고픈 글이 아니다.
언젠가 인생에서
정체된,
때론 뒤쳐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해 힘들어 할
오늘의 청춘들에게 바친다.
그리고 어제의, 오늘의, 내일 나에게..
또한, 글이 아닌 한 편의 긴 시로 남았으면 한다.
수많은 연구를 해도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하나의 실험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이 시 한 편이
자책하는 당신에게 그 하나의 실험이 되기를.
그 자책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를.
"몇 살이세요?"
"저.. 스물.. 세..살이요."
('와.. 근데 아직 수능을 본다고..?')
자, 이제 멀리 떠나보자.
"How old are you?"
"I'm 18 years old!"
('What the fxxk happened to his face?')
('세월을 정통으로 맞았나..?')
"Quel âge avez-vous?"
"J'ai 30 ans."
('je l'envie. Il a l'air plus jeune que son âge.')
('부럽다. 동안이네.')
"¿Cuantos años tienes?"
"¿5?"
('Carajo! El no puede hablar español.')
('젠장! 얘 스페인어 못하나보네')
"Сколько тебе лет?"
"мне 20 лет"
('что? Он выглядит на 35 лет')
('뭐라고? 35살은 되는 것 같은데..')
당신은 지금 세상 어디로든 떠나
때론, 30살이 될 수 있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20살이 될 수 있다.
10대가 되고 싶다면..
이름 모를 미국인의 속마음을 다시 알아보자.
('What the fxxk happened to his face?')
그만 알아보자.
하지만 그렇다.
현실로 돌아오면
당신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두 발을 딛고 서있다.
아니, 두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는 의자에 붙여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수백의 해가 지고
수백의 달이 지는 동안
그 하루가 日이라는 옷을 벗어,
月이라는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 옷마저 12달을 버티지 못해
결국 年이라는 의복(衣服), 아니 죄수복을 입게 되고,
그 年이라는 옷마저
겹겹의 세월에..
해지고 있다.
'언제쯤 난, 의복(醫服)을 입을 수 있을까?'
내가 속한 집단에서는 모두가 나의 나이를 안다.
가족
친척
친구
심지어,
학원
독서실
인강 사이트
속일 수 없다.
사실이다. 속일 수는 없다.
하지만, 뒤집을 수는 있다.
23살인 내가 20살 새내기보다 젊어지는 법이 있다.
이것이 내가 조급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방식이다.
내게 남은 날이 1년이라면
내가 20년을 살았든, 50년을 살았든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내게 남은 1년이
나의 삶을 규정할 뿐이다.
눈치챘는가
나는 나이를 거꾸로 셈한다.
살아온 날이 아니라
인생의 남은 날을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이것이 당신을 더 절박하게 만들지 않는가?
자, 이제 다시 멀리보자.
아, 이름 모를 미국인을 다시 만나자는 게 아니다.
20살인 새내기가 97살에 생을 마감하고
23살인 내가 100살에 생을 마감한다면
새내기는 77년을 더 살 것이고
나 또한 77년을 더 살 것이다.
결론, 나는 새내기와 동갑이다.
20살인 새내기가 90살에 생을 마감하고
23살인 내가 100살에 생을 마감한다면
새내기는 70년을 더 살 것이고
나는 77년을 더 살 것이다.
결론, 내가 7년 어린 것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나보다 어리니깐 더 일찍 죽었으면'하고
저주를 하며 살아간다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출생으로 규정된 '사회적' 나이는
나를 규정할 오직 하나의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남은 생'에 있어서는 지표가 될 수조차 없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 사실,
나보다 나이가 많을 수 있고
반대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사실,
나보다 나이가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위에서 내린 결론만 해도 이미 두 가지이며
적게는 세 가지(연상/동갑/연하)
많게는 일만 가지 이상의 결론이 나올 수 있고
결국,
이 모든 결론은 결과론적이다.
아무도 모른다.
23살의 내 생이 다 할 때까지는.
그러니 나는 죽는 날까지 자유롭다.
그러나, 그냥 허비하지는 말자.
내가 생각보다 나이가 더 많을 수 있으니.
그러니, 몸을 가꾸자.
사회적 나이를 무시한다고 해도
신체적 나이는 무시할 수 없으니.
나 또한 무지했던 긴 시간 동안
몸을 제대로 가꾸지 못해
신체 나이를 역행시키느라 고생 중이다.
(그게 고생 중이라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는 나는 몇 살일까?
23살?
틀렸다.
난 29살이다.
미안하다.
난 25살이다.
아니,
난 27살이다.
이제, 다시 묻는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도대체 몇 살일까?
23살이라 확신했었는데
이젠 헷갈리는가?
이것이 내가 누리는 자유로움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몇 살일까?
당신은 자유로운가?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므로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것이 또 한 번의 도전이든
아니면 새로운 시작이든
마음으로,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수많은 연구를 해도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하나의 실험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_ Albert Einstein (아인슈타인, 물리학자)
0 XDK (+15,010)
-
10,000
-
10
-
5,000
-
이번 겨울부터 시대 라이브반 수강하려고하는데 언제쯤 개강하나요??
-
나도 그때까진 생지가 무슨 이과냐고 생각하면서 이과가 물화중 하나도 안 하는게...
-
방금 라면먹고 2
식은 밥말아먹는 중인데 살안찌겠죠? 오늘 아침안먹었고 점심 저녁만먹음 점심엔 떡볶이...
-
행렬 공간벡터 모비율의 추정 롤백시킨건 근본스러운데 1
행렬은 공통수학1에 있어서 간접 연계로 들어가는데 수학적 귀류법이나 순열처럼...
-
언 미 영 물1 지1 동대나 홍익대 공대는 가능할까요...?
-
지각안할라면넉넉히 6시50엔 일어나야하는데 ㅅㅂ오늘 ㅈㄴ쳐잣더니 잠안옴..ㅈ댬
-
기숙학원재수는 1년6개월동안 공부해야하고 기간동안 수능을 볼 수 없으며...
-
위치 신경안쓰고 학교 지원이나 아웃풋 측면에서만 ㅇㅇ 입시 커뮤 말고는 어떤 기준으로 알아봐야됨?
-
ㅏ 드디어 0
올 한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한 인강 커리 N제들 계획을 다 세웠다 이대로만...
-
세종대 논술 0
보통 수학 몇등급대가 오나여? 미적 안한 기하러 합격 가능세계잇음?
-
07들에게 힘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
.
-
이새끼들 안죽냐 변기물로 익사시킴
-
긴장되네요.. 0
인생이 바뀌는 시험이라 그런지
-
올인원, 단어, 유형독해만 듣고 빈순삽은 교재없이 강의만 들어도 되나요? 목표는 2등급 이상입니다.
-
ㅈㄱㄴ 실모에요 N제에요?
-
이번에 보니까 호텔관광이랑 묶어서 계열로 뽑던데 2학기끝나고 전공 선택할때...
-
음..
-
의치한은 진짜 그런가요
-
계정은 남겨 두겠음
-
우울글 3
(반말주의) 사실 나는 의대가 너무 가고싶었다. 아니, 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말이...
-
은 없나여?
-
예비 고3인데 이 시점에 수 상하 복습해도 괨찮을까요… 4
초딩 때 수 상하 배우고 성적 개판 치다가 올해 시대 스파르타 다니면서...
-
고2까지 공부 던지고 펑@펑 놀기 고3때 공부 시작해서 재종 들어갈 성적 띄우기...
-
그냥 접겠다..
-
공통수학 (22개정) 공부 통합사회 (22개정) 공부 독서 심슨 정주행
-
자라. 3
3시 전에 자야지
-
이건 팩트인듯요
-
가천대 명지대 경기대중 셋다 붙을수있다고 가정하에 어디가 가장 괜찮을까요??
-
차 많이 막히려나 가기 존나 귀찮네 ㅅㅂ
-
인생이힘들다..... 나데나데나데나데나데나데해줄미소녀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다
-
얼버기 3
9시에 잠들었는데 지금 일남 ㅅㅂ 4시엔 다시 자야지
-
이훈식 오지훈
-
오지훈 개념완성 스텝1까지만 개념기출하고 이신혁쌤 현강 들어가도되나요? 0
스텝2 까지 꼭 수강하고 기출 풀어야 이신혁쌤 따라갈수 있을까요?
-
보고싶다 1
같이 살고 싶어 언젠가는 같이 살겠지
-
군대에서 하려고 하는데 ㄱㅊ음?? 근데 본인 4대역학 개못함 ㅋㅋ 재수강해야 함.....
-
9칸 1
이시점 라인 의미 없다는데 그래도 9칸이면 붙겠죠? 가고 싶어서 모의면접도 가고...
-
일본 애니에는 감동이 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진짜
-
10퍼에서 3분만에 2퍼됨
-
ㅂㅂㅇ 4
-
한달만에 완강 ㄱㄴ?
-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20
안읽씹의 심리
-
다들 그럼 뭐하는건지 쓰고나가셈
-
댓글 등의 반응은 현저히 줄어드는데 조회수는 개빨리 늘어남 ㅋㅋㅋㅋ 뭔가 있는 듯
-
중기:이거 불법입니다!
-
요즘 오르비는 다들 일찍 자는 바른 어린이들이라 3시에 하면 또 재미 없음 ㅋㅋ
-
영어 2,3 등급 차이 많이 심한가요? 예비 고3인데 그냥 영어 2등급까지는 띄울...
-
연애하고 싶다
-
고2인데 올해 모의수능 봤을때 물리3(찍맞1개) 지구5(실수 많이 함..서바 풀면...
여기서 기만하시면.. N수생들이 몰려옵니다..!
사실이죠. 저도 아직 그렇구요ㅠ
모든 순간을 그렇게 살아간다기보다는
정말 힘들고 지치는 순간, 무너질 것 같을 때 이런 생각을 하며 버팁니다 :)
응원할게요!
ㅋㅋㅋ 최대한 순화시켰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ㅠ
작은 진심이라도 전해져서 다행입니다.
응원해요 :)
???: 응애 나 아긔 수험생
21살입니다.. 친구들 다 군대가고 전공살려서 벌써 일하고있는거 보면 초초한마음도 많이들고... 난 뭐하고있는거지 하는 생각 많이 들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귀찮으실텐데 메일 보내면 항상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시고... 듣기 도움 많이받았어요... 목표등급인 영어 2등급 꼭 맞고오겠습니당
전혀 늦지 않았으니 열심히 살아봐요 우리!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
흐어.. 모르게따...
치대생분들이.. 기만률이 높군요..ㅋㅋㅋ
잘읽었습니다
오빠 ...
“하늘 같으신 인생 대선배” 대표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래도 행차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직접 쓰신건가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네 모든 게시물은 직접 쓰고 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23살... 군대다녀와서 수능보는데 참 힘드네요 마지막 기회이고 주변의 기대는 높은데 부응할 수 있을런지ㅜㅜ 위로받고 갑니다
본문의 나이를 설정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23살 수험생 분들께 가장 큰 위로가 될 것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 글 올리기 직전에 수정했답니다.
위로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
중간에 ¿5? 다음의 괄호는
아! 이사람은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나보군.
같은 느낌인가요? ㅋㅋ
쓰면서도 오타라고 생각할 분들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ㅎ 이렇게 캐치해내시네요..!
그리고 본문에 숨겨진 비밀을 확인하면 내용 이해가 좀 더 편하고 풍성해질 거예요.
대화 부분이 전체적으로
나이 묻기 - 이상한 나이로 답하기 - 듣고 난 소감
이렇게 흘러가길래
'이사람 25 정도를 말하려고 했는데 스페인어를 몰라서
5라고 했나보네'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어요
토플 리스닝 추론식 풀이로 만점각..!
서울대 ㄱㅁ, 그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수능공부 너무 힘드네요, 나이가 무서운것보다 수능이라는 시험을보고 공부하는게 제일 힘듭니다
여러분이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orbi.kr/00021898961
이 글 한 번 권해봅니다 :)
조금은 다른 관점일 수 있지만요.
저도 지나온 길이라 지금 이렇게 말을 하지만, 수험생일 때의 그 불확실성은 매일매일 저를 옥죄어 오더라구요. 멘탈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학습 칼럼보다는 멘탈 관련한 칼럼을 더 많이 써왔고, 더 많이 쓰고 싶네요.
오래 살 생각이 없다면요?
남은 시간을 농도 있게 살다보면, 생각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매년, 다음 해의 벚꽃을 보고 싶게 될 수도 있지요 :)
농도있게 산다라... 그럴 의지는 없지만, 내년의 벚꽃은 그립네요
아인슈타인이 말한 하나의 실험은 뭐예요?
실제로 특정한 하나의 실험이 있었다기 보다는
자신 또한 좌절을 겪었으며, 그러한 좌절이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필수적인 단계라는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와...........
와......
탄성의 연속입니다....
좀 늦게 확인하였네요.
영광입니다. 감사드려요.
오..
감사합니다!
칠수생인데 일찍 죽으면 오또캥 8ㅅ8ㅠㅠ
응애 나 아기 법사
감사합니다 선생님
20대의 1년과 늙어서의 1년의 가치가 같을까요
젊음과 늙은 후의 삶의 가치에 대해 경중을 따지는 글이 전혀 아닙니다.
저는 정반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늙어서의 1년'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회적 기준에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제가 29살에 죽는다면,
27살인 저는 사회적 기준으로는 젊지만, 사실은 이미 다 늙어있는 것이죠.
저에게 남은 "20대의 2년"과 "늙어서의 2년"은 정확하게 일치하는 기간입니다.
그러니 가치는 정확하게 동일합니다.
지나간(흘려보낸) 시간을 자책할 필요 없이
앞으로 남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가치있게 살아가자는 글입니다.
스페인어 추 ㅋㅋ 잘읽었어요
모든걸 포기하고 다시 꿈을 가지고 수능을 보는 N수생 혹은 20대 후반이 이 글을 읽으면 극히 모든게 공감 될 것. 무엇보다 원래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도전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무뎌졌을 것 내가 그러니까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연대꼭간다...후..
도긩이가 말한 1년 재수하면 어때 1년 더살면 그만이지랑 같은 마인드군요
잘 읽었습니다
단 한가지 헛점은.... 아무리 생을 마감하는 나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혼령기는... 피할 수 없어요.... 자녀 계획이 있으시다면 배우자분(혹은 당신) 가임기도 있고..... ㅠ
와.... 정말 오래전에 읽었던 글인데 비밀이 있었네요.... 이걸 드래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