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Lee [710783] · MS 2016 · 쪽지

2020-09-02 21: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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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불안한 수험생들에게 (문과에서 이과 반수로 의대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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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감입니다!


수능과 9평이 몇 일 안남은 지금 불안한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낭낭한 21세까지 문과로 살았었습니다. 


문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좋은 학교를 다니고도 있었죠.


그러다 꿈이 생겨서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부모님 몰래) 의사가 되기 위해서 이과로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자퇴하던 때가 18년도 5월이였습니다.


5~6월 동안 공부를 위한 자금을 모으고 부모님 몰래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에 자취를 한다는 핑계로


7월 1일 서울대 옆에 있는 대학동으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대학동에 출몰함)


그 후 이과 공부를 시작했죠.


암담한 상황이였습니다.


수학은 확통빼고 다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였고


과탐도 새로 시작해야 했습니다. (물1 생1 선택)


수학은 미2(지금 미적분) 기벡이 있었는데 마지막 3차원은 중3때 (더 낭낭한) 배운 정/직육면체가 끝이였죠.


과탐은 물1 (고등학교 문과 1등) 생1 (고2 문과 과탐 생물 선택)해서 어느 정도 베이스가 있었지만 기억은 안났죠.


130일 언저리 남기고 시작하는 거였기 때문에 국어와 영어는 멈춰두고 수학과 과탐에만 몰두 했습니다.


수학은 하루 6시간 과탐은 각 3시간씩 매일 투자했죠.


남들이 N제를 풀고 모의고사를 풀어도 결국 수능만 잘보면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현재의 내 위치에 맞춰서


공부를 했습니다.


9평까지 최대한 개념을 돌리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9평까지 개념을 완전히 숙지하지도 못했죠.


특히 기벡에서 맨붕이 왔습니다.


미2야 미1(현 수2)와 다루는 함수만 다르고 몇 개만 추가될 뿐 유형은 똑같았기 때문에 쉽게 습득할 수 있었지만


기벡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였죠.


공간도형 문제를 풀 때 마다 '아니 이게 왜 직각이여?' '이건 왜 직각이 아니여?' 혼란이 지속되었고


공도벡은 뭐 공식만 알았지 단면화? 어케 하는 거지 흉내만 낼 뿐 잘 못했습니다.


과탐도 역학과 가계도를 완전히 습득한 것은 아니였기 때문에 9평에 현장 응시하러 가지 않았고 


더 개념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퇴를 했기 때문에 불안감을 더해져만 갔고 부모님 몰래 했기 때문에 부담감은 커져만 갔죠.


하지만 자퇴를 했기 때문에 돌아갈 곳도 없고 책임은 저에게 있었기 때문에 공부에 몰두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10월에 9월 모의고사를 인쇄해서 집모의를 쳤더니 나온 점수는 13123이였죠. 


의대는 택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능에 가까워질수록 하루하루가 더 가치 있어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끝까지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공간도형은 못해 먹겠더라구요. 그래도 꾸역꾸역 했습니다.


마침내 수능날 19수능 국어에서 믿었던 국어에서 멘탈이 갈려버렸죠 (가능세계 다찍음)


ㄹㅇ 멘탈 승천해서 감독관이 답안지 걷자마자 화장실로 나갔습니다. 


그래도 수능 4번째인데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멘탈을 잡고 수학을 응시했죠.


19번에서 등장하는 공간도형 ㄷㄷㄷㅈ 이야 이게 뭐누했는데


제대로 알지는 못했지만 꾸역꾸역 연습해온 삼수선이 바로 보이더라구요. 


19번을 바로 맞추고 21번을 보니 이거 적분문제 바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29번을 가니 공도벡이 아니라 평면벡터????


공도벡이 안나왔더라구요. 개꿀 하면서 평면벡터 29번을 평행이동 (배성민 짱) 풀어 냈습니다.


딱 29번을 푸니 5분남아서 30분은 찍고 검토하고 OMR제출 (근데 ㅅㅂ 29번 맞추고 28번인가 확통 틀렸네)


영어와 물1 생1을 마무리 짓고


수능 짬밥에 의해서 핸드폰 바로 받자마자 가채점표를 들고 채점했습니다!


국어 킹능세계 5번으로 쭉 찍었는데 답 1234라 9점나가서 91점 


- 아 이거 1컷에 걸리걱나 2뜨겠다


수학 21번 29번 맞추고 확통 틀렸네 92점


- 아 그래도 1컷은 맞췄구나 다행이다


과탐도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물1 풀때 아이슈타인 빙의 된줄) 기분 좋게 퇴실했습니다. 


나중에 수능 예상 등급컷을 보니 국어 85점? (그러다 84점됨) 뭐지이거


수학 92점 오키 좋다. 


최종 수능 국어  1 백분위 99 수학 1컷 영어 1 (100점임) 물1 2 (48점 1컷 50) 생1 1 (48점 1컷 44였나)


로 지사의에 합겼했습니다.


수능에 가까워 질수록 하루 하루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수능 1주전에 했던 공부가 수능 300일 전에 했던 공부보다 수능 성적에 3배이상 도움이 됩니다.


여태까지 공부를 얼마나 했든지 간에 앞으로 할 공부가 중요합니다.


또한 꾸역꾸역 하는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더욱 가치있는 날들이 이어질거고


그 날들을 잘 잡으시면 됩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에 매몰되면 가치있는 현재를 놓칩니다.


진인사대천명!


끝까지 노력하시고 하늘의 뜻을 기다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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