먐먀 [849488] · MS 2018 · 쪽지

2018-12-09 00:50:13
조회수 23,577

(긴 글)근데 나는 재수 진짜 잘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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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2334 (다 끄트머리에 걸려서 등급이 좋게나옴)

몸무게 90넘어갔고 피부 존나 뒤집어진 데다가 성격 파탄났음

(막 화내고 그런게 아니라 침울 갑 별명이 개복치)


몸도 안좋아서 코피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흘렸던 것 같다. 야자시간에 갑자기 코피났다가 안멈춰서 야자 감독선생님이 화장실로 오신적도 있었...ㅠㅠ


버스 타면 두명이서 같이 앉는 곳에 못앉았음... 나 욕할까봐...뚠뚠하고 못생긴애가 앉는다고.... 밖에서 뭐 사먹지도 못함. 항상 주눅들어서 살았고, 피해의식 오졌었음.


수능도 망하고...!친구들 모두 좋은대학 들어가서 상경하고,유학가는거 보니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거울보면 슬프고 짜증나고...이렇게 몸을 버려놨는데 얻은건 없어서 더 슬펐음.


그냥저냥 점수맞춰서 지방 국립대 입학했다가 때려치고 4월 중순부터 재수시작


엄마아빠 엄청 걱정하심. 지금도 위태위태한 감정상태인데 혹시나 더 나빠질까봐...


나도 매일 자괴감 느끼고 울면서 자기 지쳐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지 절실히 듬. 나를 아끼는 무언가....


그래서 아침마다 운동을 하기로 함!

사실 그냥 동네 뒷산 아침에 올라갔다오는 거ㅋㅋ 한 30분~40분 걸린 듯


근데 이게 완전 사람을 바꿔놓더라. (도시가 작긴하지만) 아침에 내가 사는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정상에 올라서 공기 마시는게 좋았다. 땀 흘리는 것도 상쾌하고


아침에 5시 20분 기상이 힘들었지만 할만했다. 막 매일매일 한건 아닌데 일주일에 5번은 꼭 운동하고 학원에 갔음.

 

학원에 거의 먼저 도착해서 공부하고...집가서 플래너 정리하고 꾸미는게 행복이였음.


그리고 간식은 커피빼고 거의 다 끊고 (수능 끝날때 까지 봉지과자 먹은적 없음.) 배고플땐 곤약젤리나 견과류 먹음. 야식은 아예 안먹었다. 치킨은 바로 체해서 엄빠가 금지시킴. 밥 양도 살짝 줄였음


평생 안빠지던 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허리사이즈가 훅훅 줄더라. 36? 입었던거 32 입고 벨트찼음. 흘러내려서


아버지는 내가 여자 사이즈 옷 입는거 처음 보시고 행복해 하셔서 옷을 틈날때마다 사오셨음ㅋㅋㅋ물론 빠져봤자 뚱띵이에서 뚠띠니로 바뀐거지만ㅎ


성격도 엄청 변함. 맨날 울고 주눅들어서 혼자 남과 비교했는데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공부가 재밌다고 느껴졌다. 엄빠랑 모여서 외식하면 항상 변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손잡고 말씀하심...재수 시키길 너무 잘했다고 


학교 들렸을 때도 선생님들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기운이 밝아졌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재수생 친구는 내가 학교다닐때 항상 어깨를 움츠리고 다니더니 자세가 바르게 되었다고 말해줌. 히히


사고 자체가 바뀐 것 같았다.... 재수 하기 전까진 내가 나를 사랑하고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 재수하고 나서는 항상 나는 나를 사랑해왔고 좋아해왔다. 나를 아꼈다.


가끔 모의고사 성적이 안좋게 나와서 힘들때나, 어쩌다가  남이 한 말에 상처받을 때에도 순간에 스트레스 풀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음. 개인적으로 탄산수에 얼음탄 거 원샷하기 추천(★‿★)


수능 끝나고 성적과 대학때문에 갑자기 스트레스 확 받아서 폭식하고 밤샘하는 생활 하다가 불현듯 작년 이맘때 생각과 재수 하면서 변한 내 생각이 나서 글 써봄.


대학 발표 나면 이 글을 쓰려고 했는데, 뭐 대학을 어딜 가든 이 경험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거라 생각되어서 글씁니당


밤이라 누가 읽겠냐만은ㅋㅋㅋ


근데 만약 재수하려는 사람 있다면 아침마다 운동하고 식단관리하면서 나를 아끼는 행위를 하길....


난 재수 생활로 나를 사랑 하는 법을 배웠다. 


혹시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재수를 결정하게 되었다면 나를 아낀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내일부터는 다시 재수할 때처럼 나를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

다들 너무 늦게까지 오르비 하지 마세용~


모바일이라 오타난건 그냥 쓰루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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