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킹콩 [589097]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6-12-15 16:24:34
조회수 15,071

쌩삼수 서울대★대학생활팁 이야기2. 신환회와 과대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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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쌩삼수 서울대 출신 용킹콩입니다.
지난 회에 이어 신환회 이야기입니다

★★좋아요★★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또 제 책 대학생활팁도 많이 찾아주시길!!!
정말정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이야기)) 신입생환영회에 갔다. 과대 선배 BK가 행사를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각 반에 회장이나 반장이 있는 것처럼
대학교에서는 과대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국어국문학[과] [대]표라는 말을 줄여 과대라고 부르는 것이 정설일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는
패기, 길벗, 한빛, 백두 네 개 반이 있고
그 각각의 반에 모두 과대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각 반의 과대는 실제로는 각 반의 대표(반장 정도?)를 의미했다.


각 반의 대표, 과대는 보통 매학기 초마다 거수 투표를 통해 뽑곤 했다.
그리고 보통 신입생이 들어오는 2월의 신입생환영회는
1학년 2학기의 과대*가 진행하는 행사였다.


*요즘엔 과책이 진행하기도 한다.


사실 말이 대표지,
과대가 된 사람은 그 학기의 자신의 삶을
온전히 과/반을 위해 바쳐야만 하는
무급노예의 신분에 불과하다...




여하간 내가 신입생이던 때, 그때의 신입생환영회는 우리의 과대 선배 BK가 진행을 했다.
과대 선배 BK는 나보다 한 학번 위의 선배로서,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었다.
저번에 말한 것처럼 약간 주성치 서유기의 손오공을 닮았다.
BK는 새내기들(나와 내 동기들)에게 한빛반이 뭔지, 또 그 구성원들을 소개해주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과대 선배 BK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물론 다른 선배들도 많았고 그들이 환호를 해주긴 했지만, 어쨌든 그들은 군중 속에 있었다. 반면 과대 선배 BK는 홀로 신입생들 앞에 서서 행사를 진행했고, 나름 드립도 잘 쳤다.



그가 말했던 대표적 문구를 떠올려보자면,

“새내기가 3월 달에 자기돈 내고 밥 먹으면 병신이다.”
가 있다.


표현이 매우 과격한데, 굳이굳이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해보자면
“3월에 밥 먹을 때마다 선배랑 약속을 잡아서 얻어먹음으로써, 그러한 기회들을 통해 많은 선배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해라.”
정도의 취지랄까..


인정한다. 정말 과격한 표현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사실 매끼니 선배한테 얻어먹기가 힘들다. 이를테면 재수, 삼수 새내기의 경우, 친구거나 자기보다 어린 선배에게 밥을 얻어먹는 게 안 내킬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결국 자기 돈 내고 밥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저 말로 인해 그 새내기는 자기 돈 내고 밥을 먹을 때마다, 자기돈 내고 밥먹는 자신이 병신이 되는 것 같은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거니까.


굳이 변을 하자면
그만큼 한빛반 선배들은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후배들 모두에게 밥을 사줄 의향들로 가득차 있으니
연락해서 밥약속을 잡으라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BK는 저 말에 “한빛과 새내기”라는 제한조건을 붙였었다.




여하간 그 당시는 나도 어리고 백짓장 같던 새내기였던 지라
나보다 한 살 어렸던 과대선배 BK의 저 말이 뇌리에 진하게 각인되었다.


그래서 얼마 후 입학하여 정식으로 대학생이 된 나는
3월 달에, 학교에 오던 월화수목의 모든 가능한 점심, 저녁을
선배들과의 약속으로 채웠다.
물론 개중에는 저녁에 과행사가 있기도 해서
그렇게까지 많은 약속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 재수생 동기가
친구인 선배한테 밥을 얻어먹기가 좀 그래서
그냥 자기돈 내고 먹었다던 얘기로 미루어봤을 때
내가 정말 악착같긴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얻어먹은 만큼 나도 후배에게 밥을 사줄 거니까. 괜히 내가 올해 안 얻어먹고 내년에 후배에게만 사주면 내가 손해니까’
그리고
‘괜히 안 얻어먹으면 삼수생으로서 자격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일까봐’
하는 어렴풋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1년 후, 후배들이 들어왔을 때 정말 열심히 사줬었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처음 본 선배, 나보다 한 살 어린 과대선배 BK의 모습은
나름 멋있었다.
그래서 은연중에 나도 내년에 후배들 앞에서 과대로서
저렇게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 후,


우여곡절 끝에

나는
1학년 2학기 과대가 되어
한 학번 후배들을 앞에 놓고
신입생환영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왼쪽 앞에 있는게 저입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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